중첩된 감성: 채우다
혼합재료, 가변설치, 2017
민성홍은 낯선 환경에서의 마주하는 경험과 실행에 관한 보이지 않는 관계성과 영향력, 문화차이에서 오는 경험에서 내적 충돌과 심적 변화에 대해 주목한다. 그가 대부도에서 수집한 지붕들은 이주하여 버려지고 비어 있는 공간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며 슬립캐스팅 방식으로 제작된 새머리 형상들을 쌓아 올려 촬영한 사진 기록 작업과 함께 놓여진다. 지붕은 자연에 적응하기 위하여 집이 위치하는 지역의 환경과 밀접하게 관계되며, 삶의 축소된 틀로서 차용한 상징적 공간으로 역할한다.
벨벳, 커튼 레일,320(h)x442(w)cm, 2017
하얀 장막 II은 전체적으로는 하얗고 화려한 레이스 커튼으로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대량 학살의 현장을 담은 이미지들을 모아 편집한 후 하얀 벨벳 천에 번아웃 기법으로 사진에서의 네가티브(흑백 이미지에서 흑색 부분)를 태워 없앤 이미지이다. 이것은 관심어린 시선으로 사건에 적극적으로 다가서지 않으면 파악하기 어려운 은폐된 과거의 실상과 함께 그것들을 대면하는 수동적 태도가 일상화된 현재의 상황을 드러낸다.
혼합재료, 가변설치, 2017
시화방조제가 놓이고 섬이 연륙되면서 대부도는 이제 더 이상 섬이 아니다. 뱃일과 갯일이 주요 생업이었던 대부도는 더 이상 바다가 주요 생업터가 아니며 그 정체성 또한 변화하였다. 섬의 기억이 흐려지고 있다. 사라지고 있는 섬의 언어 “물 때 -‘사리, 조금, 무시, 등’의 호명을 시작으로 대부도의 지역적 정체성을 질문하고 섬의 기억 소환을 시작한다.
피그먼트 프린트, 120(h)x180(w)cm, 2017
맹목적 성장과 근대화의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존재했다가 사라져버리는 많은 변화들은 그 안에 본질은 부재한 상태로, 고유한 정체성을 잃어간다. 산발적으로 획일적인 도시화를 경험하는 동시대의 상황은 실존의 공간인지 혹은 연출된 공간인지 인지하기 어려워 마치 내외부가 모호한 클라인의 병과 같은 지점에 있다.
혼합재료, 가변설치, 2017
이수진은 지리적 조건으로서의 섬의 ‘물 때(tide time)’에 관심을 두고, 지속적으로 소멸•생성의 순환과정을 갖는 거대한 생명체로서 섬을 보여준다. 태양과 달의 인력에 대칭되는 지구 반대편의 바닷물이 가장 높이 차오르고, 빠져나가는 순간에 대한 상상을 반영하는 한편, 달과 바다 사이에 펼쳐지는 사물의 고고학을 실천하는 과정으로 이미 기능을 소진하여 폐기되거나 방치된 대상들을 발견해 나간다.
종이에 안료, 700(h)x77(w)cm , 2017
드롭
알루미늄, 가변 설치, 2017
경기도 서쪽 연안에 뿌려진 크고 작은 섬들은 때로는 잔잔하고 때로는 거센 바다와 바람을 품고 있다. 윤희는 시시각각 각양각색으로 다가오는 바닷물의 흐름에 주목하며 물질의 찰나적 현상과 감춰진 물리적 잠재성을 시각적으로 재현함으로써 그것의 존재방식을 보여준다.
혼합재료, 영상설치, 2017
‘푸른 안개’는 정해진 대상이 없는 자유로운 흔들림, 수많은 순간들의 간섭을 통해 모호해 진 시간적 경계, 자신의 위치를 벗어나거나 본래의 위치로 돌아가려는 운동을 기초로 한 공간적 경계의 재정립. 이와 같은 요소들의 상호관계를 비주얼 영상으로 표현한다. 바람에 의한 나무의 움직임에서 포착되는 불규칙한 규칙성을 이미지화 한 후 작가의 드로잉과 오버랩 하였고, 이 겹쳐진 두개의 층은 서로 상호 간섭하며, 지움, 사라짐, 생겨남 그리고 교차됨을 반복한다.
300(h)x260(w)cm, 캔버스에 아크릴릭, 2017
불도 / 저자 최윤정 큐레이터
소설, 벽선반 설치, 2017
경기만 도서 연안의 섬 중에 하나인 ‘불도’는 현재는 대부도로 편입되어 지리적인 정보 외에 사람들에게 잊혀진 대상이다. 전희경은 이 섬과 관련된 몇 가지 단어들을 가지고 판타지적 상상을 부여하여 가상의 이야기를 만들고 회화의 언어로 표현하다.
사진, 가변설치, 2017
한국의 고유한 자연과 환경의 이미지를 추적하여 ‘한국별곡’의 시리즈의 연작으로 선보이는 ‘대부도별곡‘ 은 근대화의 흔적과 함께 감춰진 경기도 연안지역의 삶과 풍광을 소소하게 담고 있다.
혼합재료, 영상설치, 2017
경기만 서해 연안의 천일염 이야기는 일제강점기의 식민지 수탈의 한 역사이다. 그 이후 시흥과 인천 연안에 조성된 군자염전과 소래염전은 1960년대 전국 소금 생산량의 절반 이상까지 다다르지만 1990년대 중반에 이르러 이 지역의 염전의 역사는 사라져간다. 그러나 산업화와 도시개발 시기의 삶의 여정 한편에는 한 가정의 아버지이자 고난한 염부로서 지켜 온, 이미 7,80세가 훌쩍 넘어버린 그들의 기억이 희미하게 존재한다. 뜨거운 태양 아래 녹아있는 염부들의 이야기를 소환하는 ‘자화상’은 비단 이 지역의 개인의 이야기로만 머물지 않고, 우리 시대의 역사이자 삶의 단편들로 확장된다. 또한 지금 우리들의 모습에 투영되며 다가온다.